코로나19는 이동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매일 반복되던 통근과 통학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시기도 있었고, 해외여행 제한의 여파로 국내 여행지를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크게 증가하기도 하였다.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통해서도 2020년과 2021년에 거쳐 팬데믹 1년 차와 2년 차의 이동변화를 꾸준히 조명해 왔다. 2년여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의 이동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카카오내비 핫플레이스(인기 도착지)의 변화를 통해서 살펴보았다.
상반기 부동의 1위 김포국제공항, 꾸준한 2위 스타필드 하남
2022년 상반기 카카오내비 핫플레이스는 김포국제공항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항공 노선 중 가장 붐비는 국내선 노선을 ‘김포~제주’가 차지해온 만큼 제주국제공항도 3위~8위 사이를 오가며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해외여행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면서부터는 순위권에 없었던 인천국제공항이 5월에는 6위, 6월에는 4위까지 상승하였다.
상위 10위권 핫플레이스의 대다수는 공항과 기차역(광명역, 수원역, 부산역, 서울역)이 차지한 가운데, 스타필드 하남이 가장 오랜 기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아산병원도 상반기 내내 10위권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스타필드 하남과 서울아산병원은 동일 업종의 핫플레이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만큼 자동차를 이용한 방문객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월에 9위까지 올랐던 소노벨비발디 파크는 겨울 레저인 스키의 인기가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하반기 막바지에 1위를 탈환한 인천국제공항, 여름엔 대천, 가을엔 소래포구
하반기에는 부동의 1위를 이어가던 김포국제공항이 11월을 끝으로 마침내 ‘왕년의 1위' 인천국제공항(제1여객터미널)에 역전당했다. 한때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도 12월에는 4위에 오르며 예전의 순위를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거리두기 해제 직후 순위권에 재진입했던 인천국제공항이 불과 반년만에 1위를 탈환한 것은 팬데믹에서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해외여행의 정상화가 지속되는 만큼 국내에 쏠렸던 여행, 여가 이동 패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팬데믹 기간 중 상대적으로 기피되었던 고속버스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순위권 밖에 머물렀던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9월에는 10위, 11월에는 7위까지 올라섰다. 기차역 순위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광명역이 최상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원역-서울역-부산역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이어갔다. 공항, 기차역, 버스터미널의 이용량이 회복하면서 꾸준히 2위를 유지했던 스타필드 하남의 순위는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하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여름 휴가철에는 대천해수욕장이 7월과 8월에 연이어 5위에 올랐고, 날씨가 조금씩 선선해지는 9월과 10월에는 소래포구종합어시장이 7~8위에 오르며 계절적으로 선호하는 핫플레이스의 특징이 잘 나타났다. 여름 휴가철에 10위권 안팎에 머물렀던 에버랜드는 가을 소풍 시즌인 9월과 10월에는 인천국제공항과 2위를 다툴 정도로 다시 빠르게 순위가 오르기도 하였다.
코로나19 전후 4년간 카카오내비 핫플레이스 Top 20
카카오내비 핫플레이스의 범위를 최근 4년간 상위 20위권으로 넓혀서 분석해보면 전반적인 팬데믹-엔데믹 국면별 이동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2022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김포국제공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양대 터미널에 포위된 2위였다. 2019년까지 부동의 1위였던 인천국제공항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으며 2020년과 2021년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었는데, 2022년에는 전체 4위(12월 기준 전체 1위)로 한해를 마치며 왕의 귀환을 예고하였다. 김포국제공항의 단짝 친구와도 같았던 제주국제공항은 2019년 20위에서 2020년 16위, 2021년 6위까지 가파르게 순위가 상승하였다가 2022년에는 7위로 한 단계 내려온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상위권에서 자리를 비운 팬데믹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국내 쇼핑몰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2019년 양대 공항에 밀려 4위에 머물렀던 스타필드 하남은 2020년 이후 부터는 인천국제공항을 따돌리고 김포국제공항에 이어 2위를 꾸준히 유지했다. 스타필드 고양,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이케아 고양점 등 서울 외곽의 대형 쇼핑시설은 코로나19 우려가 높았던 2020년과 2021년에 서울 근교 나들이 수요의 증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다가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는 순위가 하락하였다. 서울 근교 바닷가라는 이점으로 팬데믹 기간 상위권에 포진했던 을왕리해수욕장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여름휴가철에 떠오른 핫플레이스인 대천해수욕장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대천해수욕장은 2021년 12월 보령 해저터널 개통에 이어서 2022년 여름 3년 만에 머드축제가 재개됨에 따라 사람들의 발길을 더욱 불러 모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대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던 대학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은 2022년에 들어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반대로 팬데믹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던 버스터미널은 2022년 엔데믹의 시작과 함께 서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순위를 되찾아 가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한편, 2022년 거리두기 해제 이후 봄과 가을 소풍 시즌에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에버랜드는 2022년 들어 지난 4년 중 최고 순위인 18위에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 황금연휴 5월 5일,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2022년 월별 핫플레이스의 순위 변화와 지난 4년간의 순위 변화를 통해서 코로나19가 이동에 미친 충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카카오내비 상위권 인기 도착지의 순위는 코로나19 이전까지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팬데믹 기간과 일상회복이 본격화된 2022년은 상대적으로 순위변동이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이동에 미친 변화를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기 위해서 상반기에는 어린이날, 하반기에는 크리스마스의 핫플레이스를 살펴보았다.
2019~2022년 4년 동안 어린이날의 인기 도착지에도 변화가 탐지되었다. 2022년 어린이날에는 에버랜드와 레고랜드가 1위와 3위에 올라온 가운데, 안성팜랜드, 한국민속촌, 서울대공원 등의 테마파크들이 20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김포공항은 전년도에 이어서 4위에 오른 것으로 보아 어린이날에도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1위를 기록한 태안튤립꽃축제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어린이날에 4위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오면서 거리두기 해제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 외에 20위권 다수는 대형쇼핑몰이나 지역명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편, 2019년 어린이날에는 인천국제공항이 2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14위에 오르면서 해외여행이나 장거리 여행에 대한 수요 또한 많았음을 보여주는데, 코로나19 이후 어린이날에는 20위권 밖에서 복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린이날 상위 20위 핫플레이스를 업종별로 분류해보면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스타필드 하남을 비롯한 ‘아울렛&쇼핑몰’, 태안튤립꽃축제, 대천해수욕장 등의 ‘축제&지역명소', 에버랜드, 한국민속촌과 같은 ‘테마파크', 마지막으로 해외나 장거리 여행을 위한 ‘공항,역,터미널'로의 이동 등 총 4가지 유형이다.
팬데믹 기간의 어린이날에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아울렛&쇼핑몰'은 2020년에는 상위 20위 중 14개, 2021년에는 11개나 순위에 올랐으나, 2022년은 7개로 감소하여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지역명소'는 팬데믹 기간에는 행사를 중단하거나 시설을 폐쇄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나 2022년은 2019년과 동일하게 20위권에 7개까지 회복하였다. 한편, 2019년에 상위 20권에 5개나 있었던 ‘공항&역&터미널'이 2022년에는 김포공항만 남고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그 자리를 레고랜드, 안성팜랜드, 한국민속촌, 서울대공원 등 테마파크가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3년만의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 핫플레이스는 어떻게 변했을까?
2019~2022년 4년 동안 크리스마스 당일 인기 도착지에도 변화가 있었다. 2022년 크리스마스는 코로나 이전의 이동 패턴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울렛&쇼핑몰’이 상위 20위 핫플레이스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여행 수요의 척도인 인천국제공항의 순위가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2022년 들어서 조금 달라진 점은 부산에 있는 ‘아울렛&쇼핑몰’이 2019년에 비해서 상위권에 더 많이 올라온 점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크리스마스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8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이 16위에 올랐으며, ‘아울렛&쇼핑몰’ 카테고리 외에도 부산역이 9위, 해운대해수욕장이 20위로 지난 4년 중 부산으로의 이동이 2022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2021년부터 순위권에 진입한 “트리 맛집"인 시몬스 테라스점과 더현대 서울은 2021년 각각 13위, 4위에 이어서 2022년에도 순위권에 포진하면서 크리스마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크리스마스 핫플레이스의 카테고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2022년 크리스마스는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모습이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상위 20위 인기 도착지 중 ‘아울렛&쇼핑몰’이 13개, 공항 및 기차역이 6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다시 상위권에 복귀하고, 광명역, 부산역 등 기차역도 상위권에 올라왔다. 반면,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찾았던 해수욕장이나 대부도, 오이도 등 바닷가 도착지는 2022년 크리스마스에는 해운대해수욕장 1개만 상위권에 남았다. 3년 만에 맞이한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의 풍경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많이 돌아간 모습이었다.
내비 vs 택시의 핫플레이스는 어떻게 나타날까?
카카오내비는 온 국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위해서 매일 매일 움직이고 있다. 운전이 힘든 상황에서 가장 유사한 형태의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택시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이동이 필요할 때 쉽게 부를 수 있는 카카오 T 택시도 카카오내비와 함께 필수 이동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가용 차량의 이동이 잠시 쉬는 심야시간에도 카카오 T 택시는 쉼없이 움직이며 사람들의 이동을 돕고 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 자유도가 가장 높은 이동 수단인 자가용과 택시가 가장이 많이 방문하는 곳은 어떻게 나타날까? 카카오내비와 카카오 T 택시의 핫플레이스는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음식점’(카페 포함)이라는 하나의 도착지지 카테고리를 깊게 파보았다. “내비로 방문하는 음식점과 택시로 방문하는 음식점의 차이가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본 것이다.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은 내비와 택시가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카카오내비의 상위 20위 인기 음식점과 카카오 T 택시의 상위 20위 인기 음식점은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카카오내비의 인기 음식점은 SNS 상에서도 많이 언급 되는 음식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반면, 카카오 T 택시의 인기 음식점 다수는 프랜차이즈로 나타났다. 카카오내비 인기 음식점은 지리적으로 넓게 분포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카카오 T 택시의 인기 음식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 집중되어 있었다.
카카오내비와 카카오 T 택시의 인기 도착지의 차이점은 양 서비스의 이동 패턴의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 내비와 택시로 이동하는 장소 중, 음식점의 비율은 내비가 월등히 높으며 이는 표본집단의 차이로 내비보다 택시로 인기 음식점을 유추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장소들의 성격을 통해 추측건대 택시를 통한 이동 장소 순위 중 상위권 대부분은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장소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택시의 이동이 많은 서울과 주로 관광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를 중심으로 인기 음식점을 살펴보았다.
서울의 인기 도착지 패턴은 전국의 인기 도착지 패턴과 유사했다. 카카오내비 인기 음식점은 주로 유명세가 있는 음식점들이 상위권에 포진돼있다. 전국의 인기 도착지와 다른 점이라면 드라이브스루 매장들이 상위권에 자주 보였다. 드라이브 스루가 가능한 음식점이 서울 등 대도시 중심으로 많은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T 택시 기준 인기 방문 음식점은 전국 단위의 결과와 비슷하게 프랜차이즈 위주로 순위가 구성되어 있다. 다만, 강남구와 영등포구에는 비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택시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카카오내비와 카카오 T 택시의 인기 방문음식점의 대부분이 실제 인기 음식점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두 서비스 간의 특징적인 차이라고 보면, 카카오내비를 이용한 인기음식점의 경우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고르게 분포한 것으로 보이지만,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주로 제주시의 음식점이 인기순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로 렌트를 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공항과 가까운 제주시를 위주로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다.
카카오내비와 카카오 T 택시의 핫플레이스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인기 음식점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둘은 모두 자동차로 이동하지만, 상위권에 포진된 음식점은 많이 달랐다. 카카오내비는 유명 음식점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한 모습인데, 카카오 T 택시의 경우는 주로 도심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과 같이 대도시는 이러한 경향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제주도의 경우에는 카카오내비의 인기 음식점과 카카오 T 택시의 인기 음식점이 비교적 많이 겹치는 모습이었다. 관광지에서는 택시 탑승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을 기사님께 추천받는 것도 여행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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