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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대하여

고유가 vs. 엔데믹 : 무엇이 우리의 운전을 바꾸었나?

올 들어 자동차 운행건수가 작년보다 줄었다.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2021년도 동월 대비 주행 건수가 많았지만 2월말 들어 서서히 모멘텀을 잃어가기 시작하더니, 4월부터는 전년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활발하게 나들이를 할 수 있는 4월부터 주행건수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인데, 올해는 4월부터 전년대비 주행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설과 추석 연휴에 주행 건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제외하면, 코로나19 이후 1인당 주행건수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올해 4월 이후처럼 1인당 주행건수가 전년 수준을 꾸준히 하회하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공교롭게도 주행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4월 전후로 ‘고유가’와 ‘엔데믹’이라는 사회적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다.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2022년 3월 접어들어 빠르게 상승하였고, 4~7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상회하는 고유가 시기가 이어졌다. 비슷한 시점에 코로나19도 팬데믹의 절정에서 엔데믹으로 빠른 국면 전환이 있었다. 3월에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한 오미크론 대유행이 절정에 달했다. 확진자 수가 정점에 이른 이후 진정세를 보이자 4월에는 거리두기 해제가 화두가 되면서 코로나19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었다.
주행건수 감소의 주된 원인이 ‘고유가’이냐 ‘엔데믹’이냐는 향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고유가’는 운전자의 연료비 부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지만 대체로 단기적으로 유지되다가 끝난다. 유가 급등으로 운전자의 패턴이 바뀌었다면, 유가가 하락하면 자연스레 운전자의 패턴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편, ‘엔데믹’은 유가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팬데믹’이 전례없던 전염병으로 일상이 멈춘 시기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면, ‘엔데믹’은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관리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유가와 달리 운전자의 행태 변화가 장기간 꾸준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내비 데이터를 통해서 주행건수 감소의 배경을 면밀히 분석해 보았다. 매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유가 상승의 영향을 가늠해 보았다. 평일과 주말의 패턴 변화를 분석하여 일상의 회복이 미친 영향도 살펴보았다.

유례없이 상승한 유가, 운전을 줄였나?

우선 유례없이 상승한 기름값의 영향을 살펴보자. 한동안 길가의 주유소 가격표를 보면 한숨이 먼저 나왔다. 기름값이 너무 비쌌던 탓이다. 코로나 팬더믹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며 유가가 조금씩 상승하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급격한 오름세로 국제 유가는 한 때 배럴 당 130달러를 돌파하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무섭게 상승했다. 이미 2021년에도 10월에 잠시 급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천천히 우상향하고 있었는데, 2022년 3월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올해 3월 첫 주에 리터당 1,7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3월 마지막 주에는 2,000원대를 돌파하며, 한 달 사이 13.4%가 증가하였다. 경유는 더 빨리 상승해서 같은 기간 상승폭이 20.6%에 달했다. 이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던 기름값은 5월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하여 6월 마지막 주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특히, 5월 중순부터는 경유 수급 악화와 유류세 인하 효과 등이 겹치며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하였다. 6월 말을 정점으로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휘발유는 7월 3주 차까지 리터당 2,000원대를 기록하였고, 경유는 7월 내내 리터당 2,000원대를 상회하였다.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나선 운전자들

유가의 이례적인 상승은 운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유가 부담으로 운전 자체를 줄였을 가능성과 유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계속했을 가능성이 모두 상존한다. 실제로 최근 고유가 이후 나왔던 언론 보도를 보면, 기름값 부담으로 운전을 줄였다는 기사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계속했다는 기사들이 혼재하고 있다.
우선 운전자들은 발빠른 정보력을 이용해서 유가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최저가 주유소를 탐색한 빈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내비에서는 경로 탐색 중에 최저가 주유소 및 유종별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유소의 유종별 가격은 물론 최저가 주유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내비에서 ‘경로상 주유소 검색 기능’을 사용한 운전자들은 2022년 4월 말부터 급상승했고, 5월 2주 차에 최고 상승치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8% 상승했다. 고유가 시기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유소 탐색 기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가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운전자들의 노력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유가 부담이 실제 주행건수 감소까지 연결되었는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더 저렴한 주유소를 탐색해서라도 운행을 지속했을 운전자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보다 더 크게 바뀐 전기차의 주행패턴

유가 상승이 운전자의 연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쉽게 추론할 수 있는 상식에 가까웠다. 그러나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재는 예외가 생기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는 기름값보다는 충전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충전요금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비해서는 저렴한 상황이다. 모든 운전자가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 것이다.
실제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는 전기차 운전자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월과 2022년 9월 사이만 해도 6.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차의 주행패턴을 살펴볼 수 있는 데이터도 꾸준히 축적된 상황이다.
유가상승은 휘발유, 경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차와 화석연료를 직접 이용하지 않는 전기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카카오내비의 차량의 연료 종류별 주행패턴을 분석하여 살펴보았다. 유가상승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 분석 기간은 3월 유가 급등기와 4월에서 7월말까지 이어진 고유가 시기로 좁혔다.
분석 결과는 직관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우선 내연기관차의 주행건수 변화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유가 급등기였던 3월 주행건수는 휘발유(-0.27%), 경유(-5.39%) 모두 전년 동월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시기였던 4~7월에도 주행건수 증감률(전년 동기대비)은 휘발유가 -1.86%, 경유가 -2.77%로 나타났다. 증가율 폭의 변화는 있었지만, 경향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시기 전기차의 주행건수 감소폭도 두드러졌다. 3월에는 경유보다는 적었지만, 휘발유보다는 큰 폭인 -4.55%의 증가율을 보였다. 4~7월 고유가 시기에는 감소폭이 경유를 넘어 가장 높은 -6.39%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심화되었다. 주행건수 감소에 유가 상승 이외의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행건수가 아닌 주행거리로 살펴보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주행건수가 얼마나 활발하게 주행을 했느냐를 나타낸다면, 주행거리는 실제 연료를 사용하여 얼마나 주행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주행거리는 보통 경유차와 전기차가 비슷하고 휘발유차가 낮게 나오는 편인데, 2022년 데이터를 보면 모든 유종에서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3월에는 경유차와 전기차가 거의 10%가량 감소했고, 휘발유차 또한 5%가량 감소했다. 4~7월 또한 3월만큼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주행거리가 감소했다. 주행거리로 보더라도 올 들어 하향세를 나타내는 주행 패턴의 변화를 온전히 유가 상승의 탓으로 돌리기 어려운 것이다.
전기차의 연료비라고 할 수 있는 충전요금의 변화도 올해 유가 상승과는 다소 무관하다. 한전 충전요금 할인율의 단계적 축소와 공공 충전요금의 인상 시기가 매년 7월 관례적으로 시행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월부터 시작된 주행건수 감소 시기와 맞지 않는다. 전기차 충전요금의 경우 매년 현실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폭보다는 인상폭이 낮고, 여전히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 연료비의 40%대 수준이다. 충전요금의 인상 시기와 인상 폭 모두 유가 상승과는 연관성이 낮다. 유가 상승 시기에 관찰되는 전기차 주행건수 변화에 연료비 부담이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유가로 설명되기 힘든 현상, 무엇이 운전을 줄였나?

올해 들어 발생한 주행건수의 추세적 감소는 유가 상승만으로는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코로나19 상황의 변화이다.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의 전환이다. 유가 급등기와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 시기가 3월에 동시에 발생했고, 4월부터 시작되는 고유가 시기도 4월 중순에 단행된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기와 묘하게 중첩되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종과 관계없이 발생한 주행건수의 감소는 유가보다는 또 다른 요인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코로나19는 올해 4월 들어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었다. 작년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었지만, 올해 2~3월에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일상회복의 진전이 고비를 맞기도 했다. 3월 정점 이후 진정세가 뚜렷해지자 4월 18일에는 2년여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속화되었다.
엔데믹이 미친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서 거리두기 해제 이후의 평일과 주말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일상의 회복은 평일 출퇴근 패턴의 회복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 확대되었던 재택근무나 감염 우려로 인하여 대중교통을 기피하고 자차를 선호했던 현상이 엔데믹의 영향에 따라서 평일과 주말의 주행건수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주행건수를 평일과 주말로 나눠 살펴보면 오미크론이 정점을 기록했던 3월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주말 주행이 감소했고, 4~7월에는 대중교통 출퇴근 빈도가 늘어나면서 평일 주행이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3월 주행건수 증감률을 보면 평일 주행건수는 비슷하지만, 주말 주행건수는 -3.23% 감소한다. 4~7월을 비교하면 증감률이 반대가 되어 평일은 -3.5%, 주말은 -0.85%를 기록한다.
평일 주행은 출퇴근을 위한 주행이 주를 이루며, 주말은 나들이 등 외부 활동을 위한 주행이 많은 편이다. 3월 대유행 시기에는 외부 활동을 꺼리게 되면서 주말 주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유행이 끝나고 거리두기가 해제된 4~7월에는 평일 주행이 줄어들었는데, 재택근무 빈도가 오히려 감소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하는 인원수가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출퇴근 인원수가 동일함에도 주행건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사용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감염 우려가 줄어들면서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빈도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주행건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다.
주간 주행거리도 주간 주행건수와 동일한 경향성을 보여준다. 주행거리는 변동성이 크기에 패턴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있었던 3월을 보면 주말 주행거리가 -8.44% 줄어들어 전년도에 비해 외부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인 4~7월을 보면 평일 주행거리는 -4.57% 감소한 반면, 주말 주행거리는 -2.08%만 감소하였다. 3월에는 주말 감소세가 컸던 것에 비해, 4~7월에는 평일 감소세가 커지며 출퇴근을 중심으로 한 평일 주행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대중교통 이용량의 회복도 주행건수와 주행거리의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코로나19로 승객 감소가 장기화되었던 대중교통은 올해 4월 이후 회복세가 두드러 진다. 수도권 지하철의 경우 4월부터 전년 수준을 꾸준히 상회하기 시작하였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평일 출퇴근 이동의 회복이 확인된다. 그만큼 평일 주행건수와 주행거리 감소폭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고유가를 넘어선 일상 회복의 힘

올해는 작년보다 1인당 주행건수가 감소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고유가’와 ‘엔데믹’이 운전자의 주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카카오내비 데이터를 이용해서 상세히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유가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확인되는 반면에, ‘엔데믹’ 기조로 인한 일상 회복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유가가 급등했던 3월과 리터당 2,000원 내외의 고유가가 이어졌던 4~7월에는 모든 기간에 걸쳐서 주행건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전기차의 주행건수도 내연기관차와 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가 중요한 요인이라면 휘발유차량과 경유차량의 주행건수는 줄고 전기차의 주행건수는 상대적으로 늘거나 적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어야 하지만, 전기차도 유가 상승기에 주행건수가 줄었다. 카카오내비를 이용하여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고유가 시기에 급증한 것을 본다면, 고유가가 운전자들에게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주행패턴을 변화시켰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3월 오미크론 대유행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와 함께 전개되었던 ‘엔데믹’이 주행건수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평일과 주말의 주행건수 감소 패턴 변화가 두드러졌다. 3월 오미크론이 절정에 있을 시기에는 평일보다는 주말의 주행건수 감소폭이 컸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는 주말의 주행건수 감소폭보다 평일의 주행건수 감소폭이 더 커졌다.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에는 평일 출퇴근보다는 주말 외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이고, 거리기 해제 이후에는 평일 출퇴근 이동을 자차로 했던 사람들이 대중교통 등 다른 이동 수단으로 돌아간 영향이 커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한 대중교통 이용량 추세도 ‘엔데믹’으로 인한 일상의 회복 영향이 크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결과적으로 고유가라는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엔데믹 기조로 인한 일상 회복이 주행패턴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주행건수의 감소 추세는 일상 회복이 힘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염 우려, 원격근무, 원격수업 등으로 감소했던 대중교통 이용도 꾸준히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 동안 변화했던 이동 패턴 일상 회복에 맞추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대중교통 배차의 확대 등 엔데믹에 맞춘 교통서비스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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